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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필사

필사를 시작한 이유

by 일상변주가 2025. 3. 4.

쉬는 동안 해 보고 싶은 일의 리스트를 쓴 날이 있다.

생각보다 해 보고 싶은 일이 많지가 않아, 나는 정말 앎의 바운더리가 참 좁구나, 깨닫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그 중에 '글을 쓰고싶다'라는 목록은 한참 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이었다. 어릴적에 백일장에서 장원을 해 봤던 기억 때문인지, 나는 글을 쓸 수 있다, 그것도 잘, 이라는 착각에 많이 빠져있던 때부터 시작되어 온 항목이다. 어릴적에는 노래 꽤나 부른다고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들 했더랬다. 그때는 난 가수가 될 수도 있고, 작곡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가는 동안 노래방도 몇 번 못 갈정도로 정신없는 생활을 하던 중 난 내 목소리를 쓸 일이 없어졌다.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미련은 아마 대학때부터 버린것 같다. 글 쓰는 것도 마찬가지 루트를 타고 있을까봐 일기는 매일 쓰려고 하고 있다. 물론 5줄 정도로 짧은 글을 쓰고 있고, 크게 문장력이랄것도 없는 일기지만 그래도 그거라도 잡고 있다, 라는 안도감에 자기전 스탠드를 켜고 꼭 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사설 필사하기'도 그 중 하나의 미션이 될 것 같다. 아주 조그만 물방울이지만, 모이면 구멍을 뚫을 수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글을 쓰려는 사람은 내가 잘났다, 내 자랑을 한다, 뻐기고 싶다, 라는 생각을 접어둬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음미하면서 조금씩은 그 문장을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