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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부/나를 이해하기15

20년간 회사원, 여전히 회사원 10년쯤 일하면 어느 분야의 전문가라 인정을 받지만, 20년 가까이 되면 어느 분야의 고인 물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아는가. 경력이 10년쯤이 될 때까진 아니 좀 더 여유 있게 봐서는 15년이 될 때까지는 경력이 많이 쌓였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20년 가까이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드물었고, 상상조차 되지 않는 숫자였다. 어쩌면 나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들처럼 은퇴하고 2세를 돌보거나 개인사업을 하고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던 것 같다. 20년이 지나고 어디 가서 경력을 민망해서 말 못 하는 처지가 되고 나니 이 많은 경력기간을 어떻게 하면 줄여볼까 궁리를 하곤 하는데, 실질적으로 쓰고 싶지 않은 경력을 이력에서 제거했는데도 18년이 되는 것을 보니 이제는 받아들여야.. 2023. 12. 27.
턱괴짤이라니.. 아마도 7년쯤 전이려나.. 회사에서는 공용메신저로 무료툴인 네이트온을 채택해서 쓰고 있었다. 네이트온의 또 다른 장점은 수많은 이모지를 직접 등록해서 쓸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때 회사에 애니메이터도, 그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각자 하고 싶은 말을 그림으로 그려 등록하고는 했다. 나도 그중에 하나여서, 평소 장난을 많이 치던 설계자와 대화 중에 '나는 니 말을 진득하게 듣긴 하지만 멍 좀 때릴게.. 글쎄 그냥 뭐 일단 알았어 말해봐'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모지를 쓰고 싶었다. 그때 당시에는 플래시(Flash)라는 툴을 회사에서 작업용으로 썼기 때문에, 태블릿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슥슥 그려서 바로 등록이 가능했다. 그래서 눈은 먼 허공을 바라보는듯, 손을 포개고 턱과 겹친 그.. 2023. 9. 1.
그림과 아이패드 그리는 걸 좋아한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따라 그리는 게 즐거워서 연습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본질의 게으름 때문에 늘 끈기 있게 계속 줄곧-이라는 행태와는 많이 다른 길을 걸어왔다.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드문드문 쳤던 피아노도 마찬가지이다) 제일 처음 취직한 회사도 플래시 '애니메이터'였다.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꿈을 살짝이라도 이뤄볼 수 있는 계기였다. 하지만 역시 그림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과는 달리 인체 구조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리는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업으로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략 2년 정도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하다가, '디자이너'라는 이름에 이끌려 업을 전향한 게 잘한 것 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가끔은 내가 .. 2023. 7. 19.
글감이 떠오를 때 길을 걷다가, 잠을 자려고 누워있다가 대체로 '글감'이라는 게 떠오른다. 내가 생각하는 글감이란 게 사실 별 거 아닌 생각덩어리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 때는 글이 와르르 써질것 같이 머릿속에 여러 문장들이 줄줄이 이어 써진다. 하지만 그 '때'와 '상황'이 글이 쓰기 어려운 상태일 때가 많은데, 첫 문장에도 썼듯이 길을 걷다가- 혹은 잠을 자려고 누워있다가-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켜서 글을 쓰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글을 쓸 수 있을만한 여유가 있을 때는 머릿속에 별 생각이 없는 상태가 되어 별 특이점이 없는 글을 쓰고 만다. 최근에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많이 읽는 시즌이라는 거지, 다독왕들처럼 많이 읽는 건 절대 아니다. 그래도 책이 눈에 들어오.. 202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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