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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MKYU

10강 내가 상상하는 <최고의 하루>

by 일상변주가 2021. 2. 27.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진동으로 설정된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이 번쩍 떠졌다. 눈을 뜨자마자 기분 좋은 엔돌핀이 머릿속을 떠다니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 하루도 뭔가 즐거울 것 같은데?'
오랜시간 누워있던 몸을 길게 늘리며 기지개를 켜고 목을 도리도리 움직여 내 몸에게 이제 일어나서 움직일 시간이라는 신호를 줬다. 옆으로 천천히 일어나 실내화를 신고 욕실로 향했다. 아직 눈은 반쯤 감긴 상태고 얼굴은 살짝 부었지만 밤새 뽀얘진 얼굴이 뭇내 예뻐 보인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내 몸을 향해 깨어나라 주문을 외운다. 내 몸이 깨어나기 위해 나는 시동을 건다.
부릉부릉, 치카치카. 

욕실에서 나와 계속 나를 바라보며 야옹, 꼬리를 흔들어대는 초코, 치즈, 멍멍이에게 바로 사료와 새로운 물을 떠 줬다. 

 타이즈와 트레이닝셔츠를 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뒤 현란한 컬러의 가벼운 러닝화를 톡톡 신고 현관을 나선다. 바깥은 아직 짙은 어둠 속에 잠겨있다. 뒷산에 있는 축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맞이하는 새벽 공기가 나의 마지막 잠을 깨워준다. 

축구장에는 벌써부터 형형색색의 조끼를 입은 남자들이 팀을 나눠 축구를 한참 하고 있다. 축구장 주변 트랙에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운동기구에 몸을 맡기고 스트레칭과 근육운동을 하거나 트랙을 가볍게 걷고 있다. 나는 그들 사이에 섞여 가벼운 발걸음으로 러닝을 시작한다.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에는 자기 계발 오디오북이 흘러나와 시간을 더욱 알차게 채워주고 있다. 운동장을 몇 바퀴 돈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집안의 따뜻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창문을 열고 집안에도 상쾌한 바람을 집어넣어준다. 스트레칭으로 오늘의 운동을 마무리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냉동실의 빵을 꺼내 토스트기에 쏙쏙 끼워 넣었다. 네스프레소 머신에서는 따뜻한 에스프레소가 쪼르륵 내려오고 있다. 운동 중 듣던 오디오북을 계속 켜놓고 이리저리 아침 준비를 한다. 프라이팬에 써니사이드업으로 계란을 구워 구워진 빵과 내려진 커피를 함께 조르륵 마신다. '맛있다..!' 운동을 하고 난 뒤의 가벼운 아침식사는 내게 주는 첫 번째 보상이다. 

 아침을 먹고 적당히 치우고 나니 듣고 있던 오디오북이 끝이 났다. 오늘도 이렇게 책 한 권을 더 읽었다. 들었던 내용 중에 다시 확인하고 싶은 부분은 전자책으로 다시 훑어보고 메모를 한다. 

 매일 빼먹지 않는 일과 중 하나는 바로 <아침일기 쓰기>이다. 아침 일기는 하루를 계획하고 스스로 좋은 하루를 다짐하여 행동과 결과를 상상하며 그리는 시간이다.  오늘은 내게 주어진 특별한 날인만큼 한 시간 단위로 저녁시간까지 일정을 계획해본다. 

 계획과 감사함이 담긴 오늘일기를 마무리했을 시점에 새벽같이 헬스장에 다녀온 남편이 산뜻한 표정을 머금고 집으로 들어온다. 배가 고프다며 냉동실을 열어 토스트 빵을 꺼내는 남편에게 커피를 한 잔 내려서 건네준다. 오늘의 계획 중 같이 할만한 내역에 대해 논의한다. 앞에서 커피와 토스트를 먹고 있는 남편과 이것저것 최근 관심사에 대해 대화한다. 언제나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이다. 

 해가 이미 하늘중심에 떠 있다. 오늘도 날씨가 쾌청하고 미지근한 바람이 불어 기분이 상쾌하다.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남편과 집을 나선다. 바깥에 나오기만 했는데도 짠내가 느껴지고 눈 앞이 광활해진다. 그렇다, 우리는 그제부터 제주도의 한 펜션에 머물고 있다. 5월이라 바람도 온도도 적당해서 바깥에 나와 앉아있기에 좋다. 집 앞 테라스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몽실몽실 구름이 그림처럼 펼쳐져 보인다. 이미 잔디 깔린 마당에서 뛰어놀고 있던 초코와 치즈, 몽몽이가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반기러 뛰어온다. 몇 가지 잔재주를 보여주면 남편이 간식을 주는 식으로 보상을 했다. 초코와 치즈는 고양이지만 꽤나 훈련이 잘 되어있어, "손!" "앉아!" "기다려!" 등의 실행은 거뜬하다.

 읽고있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있다. 오늘은 차로 15분 정도 거리의 맛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플레이팅이 어쩜 이렇게 깔끔하고 풍부한 맛이 나는지! 소화를 시키기 위해 근처의 오름으로 향한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손을 잡고 천천히 오름을 올라간다. 해가 중천에 있어 약간 땀이 나지만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 더운 느낌은 금세 사라진다. 40여분을 걸어 오름의 꼭대기까지 오르니 저 멀리 다른 산과 오름, 바다가 보인다. 경치가 정말 환상적이다. 둘이서 같이 걸으면서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매일 같이 있으면서도 어쩜 그렇게 할 말이 많은 건지.

  이번에는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바닷가 옆의 도로를 빙 둘러보며 시원한 바람을 느낀다. 스피커에서는 신나는 여름 노래가 흘러나와 함께 화음을 맞춰본다. 절경이 끝내주는 곳에서 차를 세워 사진을 서로 찍어주거나 같이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그 와중에 세상은 금빛으로 변하며 해가 서서히 바다 아래로 넘어가고 있다. 

  펜션으로 돌아가기 전 근처 마트에서 가볍게 저녁거리를 산다. 이것저것 현지 식재료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펜션으로 돌아가니 녀석들은 하루 종일 얼마나 신나게 놀았던지 식빵을 굽고 얌전히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좋은 하루 보냈어?"라는 질문에 야-옹, 멍! 하고 대답한다.

 저녁은 한우 살치살로 구운 스테이크와 샐러드로 준비하기로 한다. 요리를 잘하는 남편은 스테이크를 굽고, 나는 신선한 채소들을 물로 씻어낸다. 저녁식사를 차리면서 녀석들 저녁도 함께 준비한다. 오늘 저녁은 삶은 닭고기의 살을 찢고 참치캔을 뜯어 특식으로 준비했다. 모두들 즐겁게 저녁식사를 하고 바로 식기세척기를 가동해 깔끔하게 그릇도 정리했다. 오늘 저녁은 바깥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보기로 한다. 영화가 끝나니 어느새 10시가 되었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 후 잠자리에 앉아 자기전 읽을만한 가벼운 책을 읽다 남편과 오늘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 대화를 하다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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