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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ET UP(창업)

INTRO: 창업을 꿈꾸게 되다

by 일상변주가 2021. 7. 6.

어릴적에 아빠는 사업을 하셨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온 가족을 이끌고 부산을 떠나 김해의 시골로 들어갔다. 김해시 주촌면에 아빠는 공장을 차리셨고, 꽤나 사업이 커져가는 중이었던 모양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차로 1시간 반은 족히 달려야 했을 거리인지라 아빠의 통근길이 여간 버겁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도 아빠의 공장에서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이사에 대한 두 분의 합의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오빠는 모르겠지만 나는 당시에 어디로 이사를 가든 부모님이 이끄는대로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학교를 가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밥을 꾸역꾸역 먹어야했고, 6시 30분 버스를 타고 7시쯤 학교를 도착하면 학교 전체에서 첫 등교자는 늘 나였다. 졸지에 원치도 않는 학교에서 가장 부지런한 아이로 소문날 뻔 했지만, 공부에는 별로 소질이 없었기 때문에 그 소문은 금새 가라앉았다. 동네에서 가까운 학교도 있었지만 동네는 촌이라도 자식들은 도시의 학교를 다녀야한다는 부모님의 철칙으로 그렇게 꾸역꾸역 먼 길을 다녔고, 그 또한 별 생각없이 따랐다. 동네에서 꽤나 잘나갔던 규모있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덕에 동네 사람들은 길을 내라, 다리를 만들라는 등의 여러가지 주문을 했고 그 동네에서 계속해서 사업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길을 내고 다리를 만드는 등의 자선사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동네에서 나와 오빠를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꽤나 조심스러웠고 나는 잘나가는 부모님의 등에 업혀 계속해서 그렇게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공장은 부도가 났고, 우리는 빚 더미에 앉았으며, 지어서 들어간 집에서 쫓겨나 쥐와 동거해야 하는 단칸방으로 이사해야 했다. 그 때의 나는 절대로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고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다짐이 단단하게 내 마음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월급의 마약에 빠지는 회사 생활을 20년 가까이 하며 점점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힘든건 일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일 경우가 더 많다. 

[사진 출처 = 벼룩시장구인구직]

 

위 이미지에서 나오는 조사에서도 알수 있이, 스트레스의 반의 반이 인간관계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과 잘 지내는 성격의 소유자는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거나 덜할지 모르나, 나는 사람에게서 긍정적ㆍ부정적 영향을 많이 흡수하는 성격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으로 되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사느라 잠을 설칠 정도였다. 그런식으로 하루 걸러 하루 잠을 설치는 생활을 몇년째 계속 해오며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나이듦의 좋은점도 있는데, 그건 바로 점점 남보다 나를 더 신경쓰게 되는 마음의 이동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일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집중하는 생활을 더 이상은 하고싶지 않다. 그래서 회사를 차리더라도 사람을 들여 눈치를 보고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1인기업을 하려고 한다

 

혼자 일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나 혼자서도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다. 월급의 노예가 아닌 나, 직장이 직업이 아닌 나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이제부터 창업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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