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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부

살짝섭섭

by 일상변주가 2020. 7. 20.

이전 N사 프로젝트를 할 때부터 이번 C사 프로젝트까지 대략 10개월정도를 함께 일했던 다른팀의 팀장이 오늘까지로 하여 업무를 종료했다. 원래 하고싶었던 일이 있었고, 그 회사에서도 워낙 오래전부터 러브콜을 했던터라 더 이상 미룰수가 없다는 이유에 어쩌면 존경심을 느끼게 만들며 그는 떠나갔다.

하고 싶은것이 명확하고,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잘 알고 있는(타인이 인정하든 여부는 차치하고..) 그가 참 멋있어 보였다. 그의 팀에서 그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다른 팀에서 그를 능력이 없고 고집스러워 늘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는 존재로 내게 어필하곤 했다. 하지만 사람이 마지막으로 가는 날은 누구든 후하게 대접할 수 밖에 없는걸까. 다른팀에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그 박수가 전염이 되어 냉철한 모습을 보이려던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떠나갔다. 

N사 프로젝트를 할 때는 온갖 말도 안되는 변명과 답답함으로 나를 힘들게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도 꽤나 그에게 의지를 했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그와 같이 일 하기 힘들었던 시절도 잊고서는 이제는 살짝 섭섭하게, 아니 좀 많이 섭섭한 마음이 든다.

암튼 그가 박수를 받으며 떠나갈 때 내가 나갈때도 이렇게 박수쳐줄꺼냐는 말이 목끝까지 몰려올라왔지만 참길 잘했다.

 

어쨋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찡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