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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UX라이팅

UX라이팅

by 일상변주가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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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UX디자이너, UX기획이라는 말은 많이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UX라이팅이라는 분야는 많이 낯설다. 본인은 글 쓰기를 좋아하고, UX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UX라이팅이라는 직업이 몹시 구미가 당긴다. 그래서 픗픗아카데미에서 아래와 같은 인터뷰가 있어서 보고 또 보기 위해 가져왔다. 


UX 라이팅은 팔리는 글쓰기다: UX 라이터 성유민 인터뷰

by 홍석희/서연주/성유민 | UI와 UX전문가 /원본링크 

1. UX 라이팅은 글이 있는 모든 곳이 대상이다

최기영(픗픗아카데미 대표, 이하 최): UX 라이팅, 생소합니다.

성유민: 이 직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5년 정도 됐고, 대기업 위주로 알음알음 진행되죠. 그리고 과거 카피라이터, 테크니컬 라이터들이 이쪽으로 전향하고, 현재는 작가, 기자 등등 글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많이 넘어와요.

최: UX 라이팅이 대체 뭔가요?

성유민: 저는 ‘잘 팔리는 글쓰기’라고 정의해요. 글을 쓰다 보면 의도치 않게 정보를 잘못 전달하는 분이 많아요. 조사의 활용법을 모르거나, 조사만 바꿨는데 이게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많죠. 작은 표현의 차이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런 분이 많아지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도 낮아지는 거니까.

최: 보통은 자신의 것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성유민: 표현력이랑 또 달라요. 표현을 못 한다기보다, 세밀하게, 예민하고 섬세하게.

최: 다양한 타깃에게 공감을…

성유민: 그것도 아니에요.

대체 뭐지?

최: 어렵군요.

성유민: 제가 어떤 앱을 오랜만에 썼는데 “낮은 버전입니다. 업데이트해 주세요” 이런 알람이 뜨더라고요. 둔감한 분들이야 “업데이트하지 뭐”이러실 수 있는데 좀 예민한 분들은 “버전이 낮은 걸 가진 당신이 잘못했으니, 빨리 업데이트하세요”라고 받아들이실 수도 있지요. 왠지 혼나는 느낌이 들면서 거부감도 생기고. 물론 모든 분이 거부감을 느끼시지는 않겠지만, 절대로 플러스가 되는 메시지는 아닌 거죠. “최신 버전이 나왔으니 한 번 써 보실래요?” 이런 표현이 더 좋을 거예요.

단순히 말을 예쁘게 하는 것과는 또 달라요. 정확하게. 정확하고 고객이 피곤하지 않게. 피로를 느낀 고객은 구매 전환율이 낮아져요.

최: 결국 UX 라이팅은 웹페이지의 텍스트나 문구, 이런 걸 개선하고, 앱/웹의 푸시 메시지를 정돈하는 것인가요?

성유민: 글이 있는 모든 곳, 이벤트 페이지, 유의사항, 약관 등 모든 문구가 다 대상이에요.

최: 통신사 같은 경우는 고객이 엄청 다양하잖아요? IT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많을 텐데. 다른 성향을 보이시는 분들께 다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건가요?

성유민: 가능하다면요. 말씀하신 이유로 그래서 더 정교하게 들어가요. 고객군을 최대 3–4개로 분류해 각각 다르게 메시지를 쏴 주는 거예요. 기업은 고객의 구매패턴을 알잖아요. 앱을 쓰는 순간부터 다 추적할 수 있어요. 이 사람이 비용을 미납하면 대출상품 문자를 보내주고, 그런 식이죠. 그럼에도 우리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배경지식은 제로(0)라고 가정하고 쓰는 게 기본이긴 합니다.

최: 배경지식이 0이다?

성유민: 정확하게 말하면 학습 의지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거죠.

최: 우리 제품/서비스에 대해서?

성유민: 네, 더 알아보는 것이 귀찮은 분들에게 다른 사이트나 후기 같은 것을 찾아볼 필요가 없도록 얘기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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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X 라이팅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최: 어떤 식으로 접근하나요?

성유민: 우선 타깃 고객의 연령대, 성별, 그리고 어떤 고객이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그다음에는 이 문구가 문제의 여지가 없는지도 확인하죠. 유행어나 영화 패러디 같은 것을 쓸 때도 있는데, 어떤 문구는 특정 계층에게는 굉장히 불편할 수도 있어요. 영화 〈기생충〉 생각해 보면 굉장히 호평을 받은 영화지만 이미지까지 들어가면 섬뜩함을 느끼는 분도 있지요. 그런 밈이 있는 채로 발행돼 컴플레인이 올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무조건 고쳐야 하죠. 그런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UX 라이터의 역할 중 하나예요. 기업의 이미지와 톤 앤드 매너 구축은 마케팅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고, 그 부분에서 손실이 있다면 만회하기가 더 힘들잖아요.

최: UX 라이터의 목표는 리스크 관리인가요?

성유민: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매출 증진이죠.

최: 픗픗아카데미 같은 경우엔 UX 라이팅 관점에서 뭐부터 신경 써야 해요?

성유민: 우선 고객 리뷰죠. 그리고 전체적인 톤 앤드 매너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요. 근데 강의 콘텐츠를 다루니까 조금 더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띄어쓰기나, 조사를 굳이 이거를 써야 했을까? 하는 부분부터 시작해 보면 좋겠고요.

성유민님 인터뷰 직후 리뷰 부분이 더 부각되게 사이트를 수정하고, 후속 강의인 “11년 차 서비스 기획자 이미준(도그냥)의 서비스 기획 무작정 따라 하기”도 오픈했다.

최: 적절하지 않은 조사, 어떤 게 있을까요?

성유민: ‘~ 하고 ~도 받아 가세요’, 이런 글이 있다고 가정해요. 이거 배워서 이것도 올려 봐, 네 실무 스킬을 올려 봐, 이런 글이 있다고 가정하면 ‘~도’라는 표현은 한 가지를 줬을 때의 얘기에요. 그냥 광고 보고 들어온 고객이라면 조금 비싼데 긁을까 말까, 고민해요. ‘~도’? 나한테 주는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찾아봤는데 없어. 뭘 더 준다는 건지 긴가민가한 채로 결제해봤어요. 근데 자기가 생각하기에 강의가 결제한 금액의 값어치가 아닐 수도 있죠. 그러면 컴플레인할 수 있죠. 저는 이것밖에 못 배운 거 같은데요? 어떻게 하실 거예요? 제가 보상받을 수 없나요? 이렇게요.

최: 요즘 교육 쪽 매우 많은데, 자극적인 표현도 많죠. 10억 벌기 이런…

성유민: 사치재 성격으로 포지셔닝한 게 아닐까요? 비싼 강의니까 들을 사람만 들어. 근데 우리는 후기로 증명됐고, 강의진 빵빵해,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 10억 벌어 주기, 그건 솔직히 과장이죠. 근데 사람들은 숫자에 민감하고, 큰돈에 민감하고, 그러려고 미래를 보고 자신에게 투자하는 거기 때문에, 10억?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볼까? 이게 소구점이죠.

최: 소구점을 어필할 때에는 좀 더 자극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데,

성유민: 아니에요. 자극적이고 센 맛이 먹히는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는데, 자극적, 매운맛 좋아하는 사람 있죠. 반면에 그걸 보고 거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최: 먹힐 때와 먹히지 않을 때, 어떤?

성유민: 타깃이 바로 뭔가를 써먹어야 하는 긴급한 상황일 때는 잘 먹히죠. 그런데 당장 급하지 않고, 로열티가 낮은 고객들은 사짜 같다고 생각하죠, 10억 벌기? 어떻게 이런 말을 함부로 써? 난 다른 데서 할래. 이거죠.

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엄청 다르겠네요.

성유민: 구매력이 있고 접객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분들은 민감합니다. 거슬리는 문구를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사람이 그날따라 피곤하고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계속 알림이 뜨면 어떨까요? ‘뭔 소리야, 얘네는 감수성이 없나? 진중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여기다 유행어를 넣어서 나한테 광고를 하는 거야?’ 하면, 게시판에 컴플레인을 남기거나 재구매하지 않는 거죠.

최: 지금까지 말씀 들어보고 제가 이해한 바로는 UX 라이팅은 어찌 보면 거의 PR의 영역에 가깝단 느낌이 드네요. 나가서는 안 되는 표현, 오해의 여지가 있는 표현을 바로잡는 부분이 크군요. 지금까지는.

성유민: PR과 많이 맞닿아 있죠. 하지만 전면에 나서진 않아요. 그게 차이점이죠. 윤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고, 교정 교열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UX 라이팅은 마케팅에 대한 이해, 그리고 해당 상품 서비스를 다 써보고 잘 아는 상태에서 진행해야 해요. iOS랑 안드로이드랑 화면이 다르게 뜨고, 모바일에 표시되는 글자 길이는 한정적이고, 그런 것을 확실히 이해해야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죠.

최: 차별적 표현이나 이런 거 쓰면 안 되고. 큰 회사는 당연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인데 작은 회사들은 전혀 손 못 댈 분야 같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작은 회사, 개인사업자라도 이것만은 조심해야 한다?

성유민: 인종, 성별 등도 있지만 특히 정치, 종교는 불문율이에요. 모 회사는 그런 뉘앙스가 나와서 문제가 된 적 있어요. 특정 정치 성향의 표현을 썼다가 뒤늦게 사과문을 냈죠.

최: 그래서 사실 이렇게 하면 골로 가니까 골로 가는 거 막자, 그렇게까진 이해가 됐는데, 잘 팔리는 글쓰기인지는 아직 이해가 안 되네요.

성유민: 글을 바꾸면 매출이 실제로 올라요. 비밀유지 서약으로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글만 바꿨더니 매출이 몇백 퍼센트 이상 오르더라.’ 앱을 싹 다 뜯어고치면, 앱의 모든 글을 다 바꾸면 그렇게 돼요.

최: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바뀐 거예요?

성유민: 문장 끝맺음, 단어, 다 쉽고 간결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고객이 두 번 생각하지 않게 바꾸는 거예요.

최: 두 번 생각하는 표현은 어떤 걸까요?

성유민: 한자어가 많을 때, 그리고 어려운 단어, 서비스 제공자만 아는 금융용어, 전문용어일 때 고객은 찾아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버튼 몇 번으로 돈이 오가는 상황이 요새는 엄청 많은데, 어려워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버튼 눌러 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더욱 쉽고 직관적인 메시지는 그런 모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요.

최: 최대한 상대방이 모른다고 가정하고. 한자어나 이런 거 전혀 없이 최대한 줄이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

성유민: 네,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정보가 없다고 가정하는 게 제일 편해요. 한자는 아예 없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없을수록 좋아요.

 

[직장인 필수 생존스킬] 일잘러들의 문서 구조화와 시각화 강의 자료 중.

최: 초등학생이 글을 보면 알 정도, 중학생이 보면 알 정도? 영어나 외래어 같은 것도 최대한 빼고…

 

성유민: 초등교육도 못 받은 사람. 한글을 쓰지 못해도 읽는 사람이 봤을 때 이해되면 좋아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단어를 주로 쓰고, 아니면 구글링을 해서 더 많이 쓰인 단어를 사용해요.

최: 직관적이고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더 찾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쓴다. 조금 더 나가면 오해의 여지가 없는 표현.

성유민: 네, 근데 꼭 전문 용어를 써야 할 때가 있어요. 이걸 대체할 만한 단어가 없고, 이 단어를 너무 많이 쓰는 경우. ‘송금’, 한자어죠. ‘보내실래요?’ 이럴 수는 없잖아요. ‘보내기’ 이것보다 송금이 직관적이에요.

출처: 디지털 인사이트

최: 조사 얘기를 하셨어요, 오해가 없는 표현. 조사를 어떻게 쓰는 걸 지양해야 한다 이런 게 있나요?

성유민: 조사는 없을수록 좋다. 모든 버튼은 동사가 별로 없어야 합니다. 뭐뭐함, 이렇게 줄여서 말하거나, 띄어쓰기로도 저희는 이해할 수 있어요. ‘송금을 취소’ 보다는 ‘송금 취소’가 간결하죠.

최: 타깃에 속하는 분들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성유민: 네, 사람들이 묻지 않아도 되게 고치는 게 베스트인데, 사실 그게 쉽지는 않아요.

최: 페이스북 광고 보면 ‘더 알아보기’ 이런 거 있잖아요. 

성유민: 사실 고객은 알아보기 싫어요. 광고를 무차별적으로 본 건데 ‘더’ 라고 하면 일단 저는 부담이에요. 고객이 이걸 선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최: 본인이 선택해서 이거 알아봐야지 하고 들어갔으면요?

성유민: 그러면 ‘자세히 보기’ ‘더 알아보기’가 쓰여도 되죠. 이것 자체가 정보 변질은 아니지만, 베스트의 표현은 아니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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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객들이 생각이나 고민할 여지를 주지 않는 UX 라이팅을 하자

최: 사이트나 서비스를 UX 라이팅 관점으로 개선한다면 여기 있는 모든 문구, 위치, 이런 걸 본다는 거죠?

성유민: 네, UI 개념도 보고 UX 개념도 보는 거예요. 개발자 입장에서도 봐야 하고요. 왜냐면 글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이미지가 주는 파급효과가 글보다 훨씬 커요. 마우스 스크롤까지 고려해야 해요.

‘픗픗아카데미’도 보면 일단 강의 제목에 글이 많아요. 글이 너무 많으면 어차피 다 안 읽어보거든요. 그리고 강의 제목 아래에 #비즈니스, #이커머스, 이건 강의 카테고리 같아 보이는데, 왜 #이 쓰였을까, 눌러도 저 태그만 따로 볼 수 있는 페이지 안 나오면, 굳이 헷갈리게 저렇게 쓸 필요 없겠죠? 색깔은 왜 이렇게 많지? 물론 고객 입장에서 문제 삼을 건 아니에요.

픗픗아카데미 사이트. 인터뷰 후 개선 중이다.

최: 엄청 섬세한 작업이군요.

성유민: 강의 가격 옆의 하트가 빨간색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잘 안 보여서. 물론, 이건 디자인 영역이죠.

최: 이런 표현을 다 바꾸면 매출이 올라간다고? 왜일까요? 심리적으로?

성유민: CTA(Call to Action)가 더 잘 먹히니까요. 나는 내가 필요한 걸 빨리 가서 고르고 싶고, edu.ppss.kr까지 들어왔다면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는 분이겠죠. 그러면 당연히 빠르게 내가 원하는 걸 내 눈앞에 보여주는 걸 누르지, 내가 좀 더 생각하고 고민하게 하는 걸 누르지 않잖아요.

최: 생각이나 조금 더 고민할 여지를 주면 안 되는 거네요.

성유민: 네, 맞아요. 거기에 나에게 도움이 되고 이득이 되고, ‘선물’, ‘이벤트’, ‘경품’이 있다면 그걸 먼저 보여주는 게 맞죠. 플러스 요인을 먼저 제시해 주면, 이미 마음이 뺏기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포토샵 피곤하지? 피그마 써봐 이런 식으로 가야죠. 안 써도 되는, 고객한테 명령하면 안 돼요. ‘뭐뭐 하세요’보다는 ‘해주세요’ ‘해보세요’가 훨씬 부드럽죠.

‘필요 없다’, 너무 단호한 표현.

최: UX 라이팅 일을 하시게 된 계기는 뭐예요?

성유민: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거든요. 일은 내가 잘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많은 회사원이 고민하는 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충돌이잖아요? 좋아하는 걸 잘하게 되면 진짜 금상첨화인데, 그렇지 않으면 자괴감도 들고. 근데 노력해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차이가 있더라고요. 마케터로도 일했었는데, 그 일은 저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근데 마케팅하며 글 쓰는 걸 하니까 오히려 아웃풋이 좋아졌어요. 사업기획서 작성, IR 자료 등 점점 더 글 쓰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이걸 해야겠다 싶었고, 그러다 기자가 되었고, 지금까지 온 거죠.

최: 지금 UX 라이팅을 우리나라에서 공부할 만한 게 있나요?

성유민: 네이버에서 출판한 “웹 기획자가 알아야 할 서비스 글씨기의 모든 것”이란 책이 좋았는데 절판됐어요. 제가 봤을 땐 국내 도서 중에 제일 괜찮은 것 같고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개념을 공부하면 좋죠. 인지심리학, 과학이랑 인문이 섞인 거니까. UX writing으로 구글링하면 해외 아티클도 많이 나오죠. 하지만 그냥 개념을 알 수 있는 정도이고, 왕도는 그저 많이 읽고 반문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게 최고죠.

절판된 이 책.

최: 이걸 왜 이렇게 썼지? 그런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하는 건가요?

성유민: 네. 끊임없이 물어보는 거죠, 스스로 이게 맞아? 이렇게 나가도 문제없어? 사람들이 바로 이해할까? 이게 그렇게 나가도 되는 글인가, 그게 중요하죠. 정보성 메시지다 그러면 정보를 알려줘야 하고, 알림, 고지 성격이라면 맞춰서 써야 하고. 유의사항이다, 그러면 좀 무거운 톤으로 가는 게 맞죠.

최: 광고 카피라이터보다 훨씬 넓은 범위네요.

성유민: 그렇죠. 광고는 짧은 시간 내에 캐칭하는 거고, 저희는 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게. 기업 측면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오류를 줄여주는 거죠.

최: 근데 보통 UX 라이팅이라고 하면 전환을 유발하는 상품소개가 떠오르긴 합니다.

성유민: 궁극적으로는 그게 맞죠. 근데 많은 사람이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만들면 그 사람들을 구매시키는 건 조금 더 쉬우니까. 화려한 미사여구로 현혹해 끌어오는 게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게 하자는 거예요.

최: 그 이해를 시키는 부분이 UX 라이터의 주된 일이다?

성유민: 아니죠. 궁극적인 목표는 이걸 사게 만들고 싶어, 근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제품 만들래 아니면 글만 바꿀래, 이거예요. 새로 만드는 데 돈 쓸래 아니면 있는 거를 잘 팔리게 할래. 그거예요. 사실상 코스트 측면에서 당연히 낫죠, 글만 바꾸는 게. 그래서 많은 분이 요새 관심이 있고, 시장도 점점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최: 관심은 많은 것 같아요.

성유민: 대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팀들이 많이 만들어져요. 토스도 최근에는 UX 라이팅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고요. 그전까지는 제공자 입장이었다면 이제 기업의 글쓰기도 고객 관점으로 전환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해외에는 이미 보편화 되어 있지요.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인 거예요.

최: 강의 때는 어떤 쪽으로 말씀해주실 겁니까? 어떤 사람이 들었으면 좋겠다?

성유민: 스타트업의 대표, 아니면 기획이나 마케팅 쪽 업계에 계신 분이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UX 라이팅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당장 적용해 볼만한 것들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글 작성 업무에 있어서 어떻게 조미료를 쳐서 잘 쓸 수 있을까가 고민이신 분들이 오시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