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때문에 사회가 정적에 감싸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덕분에 원하던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며칠 출퇴근을 위한 준비에 시간과 체력을 쏟아붓지 않았더니 체력이 많이 올라간 기분이 든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프리랜서로 재택을 하고 있었고, 그 시간 동안 내가 집에서 일하는 것이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꾸준히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 금전에 대한 부담은 조금 있었고 어디든 날 불러준다면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회사가 불러준 곳이 N사의 N몰이었다는 건 내 인생에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는 평생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아니,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을 9개월에 걸쳐해 내기는 했다. 비록 끝이 좋지 못했지만. 지금 회사의 대표도 그곳의 일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시 그 회사에 대고 노크를 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하는 건가, 회사의 이미지에 막대한 문제를 만들어놓은 팀장은 다른 회사로 즐겁게 이직을 했지만 나는 아직 그대로 이 곳에 있고, 그들과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에 놓여있다. 기분이 좋지 않으니 그 곳에 대한 얘기는 그만두자.
다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면, 세상 모든 사람들의 표정을 알 수 없는 세계에 빠져있다. 하지만 모두들 많이 화가 나 있는 것만 같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범죄자로 변해버렸다. 세상이 원하는 방향의 반대편으로 걸어가려면 정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의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정방향으로 가는 사람들과 싸우고 폭력까지 행하고 있다.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하지만 세상에 이해 못할 사람들이 한둘이던가. 오랫동안 알아왔던 지인도 이해가 가지 않아 정리하는 마당에.
휴가기간에 짧게나마 휴가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코로나 때문에 가질 못했다. 진행중인 업무도 예상외로 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인 것도 있지만 말이다. 휴가 계획 전 주에 대표에게 다음 주에 휴가가 잡혀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회사 대표가 내 눈을 피하고는 다음에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미안해서라기보단 이런 상황에 휴가 간다는 말이 나오냐?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휴가도 안 가고 회사일에 열정적으로 임한다고 해서 내게 일 잘한다는 평가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서 그때 당시에는 어찌 되었든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바이러스가 창궐한 이 시국에 내가 예약한 곳도 예약이 취소가 되어있을 가능성도 있고, 휴가랍시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다니는 것도 걱정이고, 무엇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가기를 취소했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가는 사람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도중에 휴가를 갔다 오면 나나 그들에게나 아마 좀 더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암튼 원래 휴가를 잡았던 오늘 나는 출근을 했다. 오늘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주의가 격상한 상황이지만 3일간 재택을 해 본 결과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고 싶다는 대표의 말에 나뿐 아니라 모두들 출근했다. 아무쪼록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고 차분하게 하루가 잘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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