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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부/나를 이해하기

책 읽는 습관

by 일상변주가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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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작년 11월에 이직한 곳의 분위기는 학습과 독서를 장려하고 소모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나는 각종 소모임엘 들었고, 입사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소모임 하나를 만들기도 했다. 내가 만든 소모임은 아니지만 인문학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의 줄임말인 '인싸'에 가입해서 어려워서 시도조차 해 보지 못했던 고전문학과 인문학 책들을 읽고 있다. 처음에는 글이 눈을 스쳐지나 뇌로 전달되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계속해서 읽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최근에는 어려운 읽는 것도 꽤나 재미있어서 책 읽는 습관을 올해 목표에 포함시켰다. 

인싸는 꼭 인문학만을 고집하는것은 아니라, 2주에 걸쳐 책을 읽은 멤버들이 다음에 읽을 책을 몇 가지 올리면 투표를 거쳐 다음책이 선정된다. 이상하게도 내가 함께 읽고 싶다고 올린 책은 한 번도 된 적이 없다. 독서의 트렌드를 잘 알아맞히지 못하는 것 같다. 이번에 선정된 책은 유즈키 아사코라는 일본 소설가의 '버터'라는 소설이다. 버터를 떠올리면 BTS부터 떠올랐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둘 다 떠오를 것 같다. 고전문학을 읽을 때보다는 좀 더 어릴 적 기억이 계속 오버랩이 되어 내 기억과 소설의 주인공의 기억이 공존한다. 그때마다 '이 내용을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마치 꿈을 꾸고 깬 것처럼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글도 '이 내용' 때문에 쓰게 된 거지만 지금은 아주 단편적인 기억만 든다. 

 글을 여기저기에 흩뿌리듯이 쓰고 있다. 가능하면 글을 한 군데로 몰아 쓰고 싶지만, 나는 아직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다. 작년부터 최근에는 노션에다 짧게 글을 쓰고 있고, 그 전에는 티스토리 블로그나 네이버 블로그, 또 그전에는 브런치에도 끄적였다. 브런치에 정착하고 싶었지만 작가선정이 되질 못해서 마음이 떴고, 제일 글을 많이 쓰고 최초로 쓴 네이버 블로그는 일 열심히 하는 마케터에게 열심히 이용당하고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블로그가 되었다. 아무튼 책 읽는 습관을 들인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글 쓰는 습관까지로 오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의 준비이며, 글 쓰는 것도 책 읽는 것의 윤활유라는 생각이다. 상호보완적 관계, 공존 관계라고 하면 좋을까. 창문을 보니 오늘도 세상이 뿌옇다. 앉아서 글이나 보고 쓰는 것이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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