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으로 소비품과 그것이 내세우는 약속에 회의적이기는 하지만, 가끔 크림, 차, 휴대전화가 연출된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아서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을 산 적이 있으실 겁니다. 구매를 결정할 때 어떤 상표나 디자인이 주는 체험이나 허구의 가치가 각각의 제품에서 기대하는 유용성보다 더 중요합니다. 이런 가치는 분위기 면에서는 소설이나 영화처럼 강력한 영향을 발휘합니다. 그 가치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소비자가 지닌 가능성의 공간을 확장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출발을 허용하고, 소비자가 자신을 더 훌륭한 개인으로 생각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상품에서 자극을 받아 특정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상품이 조련사나 교육자로 가능하도록 허락하기도 합니다. 이때 의미의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제품이나 상표의 연출이 지닌 미학적 품질입니다. (중략)
빵을 굽거나 샤워할 때 기분 전환을 느끼는 것처럼 일상적인 것의 가치를 높여서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디자인들이 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연출은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취하거나 가능하면 실용적으로 보이기를 바랍니다.
제품 연출로 인해 소비자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역시 고려해야만 합니다. 연출이 소비자를 승리자로 만드는가? 소비자는 자신을 프로로 느낄 수 있는가? 사람들이 그를 전문가로 언급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그의 내면에서 전사의 모습을 일깨우는가? 마지막으로, 제품 디자인 혹은 제품 연출이 각각 어떤 사회적 가치를 강화하는지 아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제품을 남녀에 특별하게 맞춰 연출하는 상표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표들은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이라는 틀에 박힌 모습을 끌어내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불평등을 계속 유지합니다. 이는 스포츠와 모험으로 암호화되고, 능력을 긍정적인 것으로 선전하는 제품 디자인과 만나기도 합니다. 반대로 어떤 제품은 구원을 가져다준다고 선전함으로써 스트레스에서 자유롭고 명상적이며 심지어는 특별히 영적인 삶을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드러냅니다.(중략)
결과적으로 소비품과 그 연출에는 한 사회의 특징을 이루는 것이 상당히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에서 사람들은 어떤 문화 전체의 정신적 상태를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슈퍼마켓을 방문하는 것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보다 그 나라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관광객에게 알려줍니다.
-볼프강 울리히, 모든 것은 소비다 중
'UX > UX개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UX 용어 (0) | 2020.05.17 |
---|---|
Agile (0) | 2020.05.17 |
사이트 주요 정책 (1) | 2019.08.18 |
UX, 사용자 경험이란 (0) | 2019.08.08 |
화면흐름도(플로차트), IA 설계 (0) | 2019.07.28 |